월가의 공동묘지는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천재들의 무덤으로 가득차 있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지능보다는 기질이다.", 워렌 버핏

 

워렌 버핏에 따르면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지능보다는 기질("Once you have ordinary intelligence, what you need is the temperament to control the urges that get other people into trouble in investing.”)’이다. 월가의 공동묘지는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천재들의 무덤으로 가득차 있다. 단지 IQ가 높다는 것 만으로는 투자의 세계에서 아무것도 보장받지 못한다. 이것은 긍정적인 시작을 위한 전제 조건에 불과하다.

 

애덤 스미스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당시 세계 누구보다도 거시 경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통화 가치에 대해 예측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원자재 시장에 대해서도 예측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그는 투자 경력에서 수차례에 걸친 실패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그는 실패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고, 투자 방식을 바꿔 압도적인 투자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은 그가 진정한 천재이자 성공을 위한 기질까지 갖추었다는 뜻이다). 예컨대 케인즈같은 위대한 지성이 거시경제 예측에 번번히 실패해 몇번씩이나 자본금 전체가 박살났다면 왜 평범한 다른 사람들이 거시경제 예측을 통해 지속가능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거라 믿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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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리웨더는 살로먼 브라더스의 전설적인 채권거래 팀장이었다. 무려 20년의 길고 인상적인 경력의 소유자로 살로먼 브라더스 CEO보다 몇배는 많은 연봉을 받던 사람이다. 그가 회사를 나와 두명의 경제학자와 손을 잡게 된다. 바로 로버트 머튼과 마이런 숄즈로써, 블랙-숄즈 모델을 고안한 공로로 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되는 위대한 천재들이다. 이들은 1994년 사상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를 설립하고 4년간 약 300%의 수익을 냈다. 월간 MDD가 2.9% 밖에 되지 않았다. 이 헤지펀드는 천재들의 집합소로 모든 상황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하기에 너무나 완벽하고 안전해보였다. 이들은 1998년 그야말로 한 순간에 박살나 가루가 되어 한줌 먼지로 사라졌다. 이 헤지펀드의 이름은 Long Term Capital Management(LTCM)이다.

 

강세장에서는 누구나 스스로를 천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을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길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한 착각이 발생한다. 예컨대 평범한 운전자 중 93%가 본인의 운전 실력을 전체 운전자 집단의 평균 대비 우월하다고 평가한다. 대학 교수들의 94%가 본인이 동료 교수 집단의 평균 대비 지적으로 우월하다고 평가한다.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독 중 하나는 강세장이 만들어 주는 자만심이다. 진짜 천재는 당신이 아니라 강세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까지는 철저한 자기수양을 통한 고뇌가 필요하다. 그 과정은 절대 유쾌하지 않다.

 

모니터 뒤에 득실거리는 진짜 천재들이 당신의 돈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진짜 천재들 마저도 때로는 성공하기 위한 충분한 기질을 갖추지 못해 역사의 한줌 먼지로 사라지게 된다.